▲ 문제가 된 허호익 교수의 책 <동성애는 죄인가>
이단연구가이자 조직신학자로 오래 활동해온 전 대전신학대 교수 허호익(68) 은퇴 목사가 '동성애 옹호'를 이유로 에장통합 대전서노회 재판국에서 면직출교 처분을 받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김태영 총회장) 대전서노회 재판국(심만석 재판국장)은 재판국원 9명 만장일치로 8월 19일 허호익 교수에게 면직·출교를 선고했다.
면직은 목사의 직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이고, 출교는 교적을 삭제하고 교회 밖으로 내보내는 교회의 최고 수위 징계이다.
재판국은 판결문에서 “동성애 옹호를 주장한 피고인(허호익) 위법성에 대해... 기소된 사건”이라며 “피고인이 재판에 출석하여 기소된 사건에 대해 자신을 변론할 기회를 2번이나 부여했지만 피고는 불출석하여 자신을 방어할 진술을 하지 않았고 합법적인 불출석 사유를 재판부에 제출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판결문은 “피고는 자신의 저서에서 주장한 동성애 옹호가 교단헌법 권징 제3조 1항(성경상의 계명에 대한 중대한 의무위반행위)의 죄과를 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며 “그러나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조 제 1조 ”신구약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니 신앙과 행위에 대하여 정확무오한 유일의 법칙이다“를 근거로 피고의 저서 내용은 성경말씀 레위기20:13, 로마서1:24, 27절에 반하는 주장임을 부인할 수 없는 죄과임으로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판결문은 “피고(허호익)는 자신의 저서(<동성애는 죄인가>)에서 주장한 동송애 옹호가 교단헌법 권징 제3조 2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며 “이는 피고가 총회 헌법에 대한 무지에서 온 주장”이라고 말했다. 또 “총회 헌법 ‘시행규정 제 26조 12항 동성애자 및 동성애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자는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며 동성애자 및 동성애를 지지하고 옹호하는 자는 교회의 직원 및 신학대학교 교수 교직원이 될 수 없다’라고 분명히 총회 헌법에 명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법적 근거 없는 동성애 합법화를 주장하는 피고의 논리와 주장에 대해 재판국이 내린 양형의 이유”라고 밝혔다.
허호익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동성애를 옹호했다.
"동성애 때문에 기독교가 망하는 것은 아니다. 지동설, 진화론, 공산주의, 이슬람 등 외부 세력 떄문에 기독교가 망하는 것은 아니다. 로마의 박해에도 살아남은 기독교의 적은 항상 내부에 있다. 내부의 부패를 무마하려고 외부의 적을 상정하기도 하였다. 동성애 반대는 때때로 정치적 적대적 교리 논쟁에 이용될 수 있다. 그동안 서구에서도 독재자나 비리가 있는 종교 지도자 그리고 골수 반공주의자들이 한 목소리로 동성애를 좌파 운동과 관련시켜 반동성애 운동에 앞장섰다." (1부 '성서와 동성애' - 5장 '성경의 동성애 금지에 대한 본문 비평적 재검토', 91쪽)
"동성애의 죄를 극단화함으로써 성서가 더 강조하는 우상(권력, 물질, 명예) 숭배, 살인, 간음, 도둑질, 거짓 증거, 탐욕, 뇌물 수수 같은 죄에 대한 의식을 약화시킨다. 무엇보다도 세계 도처에서 자행되는 무역 및 금융을 통한 제도적 약탈, 테러, 전쟁과 같은 거대한 범죄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동성애의 죄상만 강조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6부 '한국 사회와 교회의 동성애 관련 논란' - 4장 '동성애 옹호는 이단인가', 320쪽)
7월 26일 청어람이 주최한 북 토크에 출연하여 허교수는 자신은 동성애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입장을 말했다.
허교수는 소돔과 고모라가 동성애 때문에 망했다는 것은 2000년된 가짜뉴스라고 했고, 나그네를 환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망했다고 했다.
"성서학자 대부분은 '소돔과 고모라'가 동성애 때문에 멸망했다는 주장에 더 이상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예수님 역시 소돔과 고모라의 죄를 '냉대의 죄'라 해석하셨던 것처럼, 나그네를 환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멸망에 이른 것으로 봐야 한다고 허 교수는 말했다."
나아가 허교수는 동성애의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허호익교수는 "2010년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볼 때만 해도 사실 불편했다. 하지만 깊게 연구하면서 내 안에도 무지와 편견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기독교인으로서 동성애에 대해 '내가' 먼저 알아보고 판단하자고 생각했다. 한 미국 교수가 말하길, 기독교인은 다른 종교인들보다 앞서 생각하고 앞서 행동하고 앞서 죽는다고 하더라. 종교인은 구도자다. 동성애가 죄냐 아니냐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고 하며 동성애의 죄성을 부정하고 있다.
이어 허교수는 자신은 동성애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세상에 절대 선이라는 게 있기 어렵다. 나는 동성애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입장이지만, 모든 동성애자가 다 인격적이고 지속적인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년 전 동성애자만 대상으로 목회하는 목사와 라디오에서 토론한 적이 있다. 동성애자들이 알려진 것처럼 파트너를 자주 바꾸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더라. 그런데 이성애자도 그런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범죄적이거나 병적인 성애는 이성애든 동성애든 다 발생한다."
한편, 허교수는 동성애는 수용하고 이해하는 폭 넓은 박애적 입장이지만 교리부문에 있어서는 율법적 행보를 취해왔다.
2012년 한기총이 신학검증을 통해 다락방을 이단에서 해제하자 전국 신학대 교수를 규합해 한기총 이단해제를 철회하라고 앞장섰다.
▴한기총 이단해제에 반대한 허호익 교수의 기자회견 장면
또 2016년 예장통합 채영남 총회장이 교리부분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용서를 구하고 잘못된 부분을 교정하겠다는 사람들에 대해서 사면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허 교수는 “이단은 용서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입장을 견지한 바 있다.
교단이 반대하는 동성애는 수용하면서도 교단이 이단 사면하는 것은 반대하는 이중적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