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에 처한 군인들, 그들에게 빛이 되고 싶다

이하은(美 육군 소위, 웨스트포인트 美 육군 사관학교 졸업, 워싱턴 한마음교회)

2013-02-04 21:57:17  인쇄하기


나는 재미 교포 2세로 모태 신앙이며, 아버지(워싱턴 한마음교회 이동철 담임 목사)는 목회자이다. 1996년 즈음, 다락방 전도 운동이 처음으로 워싱턴 지역에 들어왔을 때 참여하게 되어, 이 복음 메시지 안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하나님께서는 말씀 속에서 바른 길로 인도하셨다.

5월이 되면 뉴욕 웨스트포인트에 위치한 미국 육군 사관학교를 졸업한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미 육군은 정말 복음이 필요한 곳이다. 하나님께서 나와 같은 렘넌트들을 통해 역사하시고자 함이 분명하다.

군대를 가기로 결정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보통 웨스트포인트로 가는 친구들이 아주 어릴 때 결정하는 것에 비하면 다소 늦은 때였다. 74년도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친척이 있는데 그를 통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아버지와 상의한 뒤 원서를 넣었고, 다른 학교는 생각지도 않았다.

웨스트포인트에서의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친구들에게 전도도 하고 싶었고, 나름 말씀을 붙잡고 있었지만 열매는 맺지 못했다. 그러나 성령께서 계획을 갖고 계신다는 믿음이 있었고, 성령의 시간표에 따라 역사하신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것이 오히려 준비 과정이었던 것 같다.

웨스트포인트 안에도 신자들이 많았는데, 부대 안에서 그들이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는지 보게 되었다. 기독교 단체로는 네비게이토, FCA(기독교체육인협회), OCF(장교기독학회), 침례기독교협회 등등이 들어와 있는 상태이다. 다락방에서 자란 사람들은 신앙생활에 대해서 일차원적인 생각을 갖기 쉽고, 좌우로 뭐가 있는지 보기 힘들 때가 있는 것 같다.

현재 나는 4개월 훈련 과정 속에 있다. 기본 보병 장교 지도자 훈련을 3주 후면 마치게 된다. 그리고 레인저 교육 여단(Ranger School)으로 가게 된다.(레인저 교육 여단은 61일 전투 리더십 훈련으로 소규모 전략을 집중으로 훈련하며,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전투 훈련으로 알려져 있다.) 보병들은 지상 부대를 앞장서는 이들로서, 부대 전체가 우리를 지원한다. 모든 훈련은 4월에 끝나고, 그 이후로는 콜로라도 주에 3년 간 머물게 되며, 또 8년 간 군 복무를 하게 된다.

웨스트포인트에서의 생활은 매우 바쁘기 때문에 메시지를 붙잡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지난 해 여름 동안 많은 전도 훈련을 받으며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큰 사명이 있기 때문에 나는 이 일을 만만하게 볼 수 없다’고 하나님 앞에서 결단을 내렸다. 주일이면 우리 교회 강단 메시지를 붙잡고, 현장에 나가 있지 않는 시간에는 본부 핵심 메시지와 임마누엘 1, 2부 말씀을 본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일을 이용해 미국 교회를 방문하며 오늘날 현대 교회의 분위기를 보기도 한다.

군대에 들어가면 영적 문제들이 확대된다. 군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복음이 필요하다. 자살률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그 이유는 전투 시 군인들이 가장 앞장서기 때문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많고, 우울증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연구와 여러 프로그램에 돈을 투자하고 있다. 더불어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카드와 플립북(소책자 종류)을 준다. 내용 중 ‘동료가 이런 증세를 보일 경우’라면서 답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다행인 것이다. 그러나 영적인 문제에 육적인 답이 있을 수 없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아무리 돈을 투자해도 자살률을 계속 올라갈 텐데……. 마음이 아픈 일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다. 정말 어두운 시간을 겪고 있는데 어떻게 빠져나올지 모른다.

내가 봤을 때 군대에서의 해결책은 ‘동료 시스템’이다. 이 사람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 제안하는 것이다. “군목에게 가보자. 누구한테 얘기하러 가보자.” 좋지만 임시적인 것 같다. 그냥 사람을 찾아가는 것이다. “군목에게 가거나 상담자를 찾아가라”는 정도. 물론 상담자에게 찾아가서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의 해결책은 “도움을 받으러 찾아가라”는 것이다. 그런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병대, 해군, 육군, 공군 등 군인뿐만이 아니다. 그들의 가족들도 굉장히 영향을 받는다.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는 것이다. 국방부 관리(국방부나 미연방청에서 근무하는 민간인)도 그렇다. 모두가 영향을 받는다. 미국은 항상 전쟁 가운데 있을 것이다. 한국에는 이미 세워진 군 선교 시스템이 있다. 그렇지만 미국은 완전히 다르다. 우리에게 적용이 안 되는 이유는 일단 한국은, 한국 시민인 남성은 다 군대를 가야 한다. 그래서 입대자들은 가기 전에 군 합숙을 간다. 일단 우리는 거리적으로 그런 것들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부대로 들어갈 수 없다. 미군은 좀 특별한 현장이고, 또 현실적으로 점점 더 많은 렘넌트들이 입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훈련을 받으며 개인이 그리스도를 누리고, 응답을 받고, 메시지에서 힘을 얻어야 한다.

내가 있는 부대에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신앙과 종교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내가 그리스도를 누리면 성령의 역사를 누가 막겠는가? 지금 내게 있어 한계는 나 자신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우리의 시간표 속에서 본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낙심한다. 웨스트포인트에서 그랬다. 4년 간,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 와보니 그 모든 것이 준비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으로 올리셨다. 이제 알고 있으니 이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나님께서 나를 사용하실지, 계속 나를 키워 가실지 보인다. 그래서 하나님이 더욱 필요함을 깨닫는다. 훈련과정에서 낮은 곳 중 낮은 곳으로 내려갔을 때, 그냥 흙탕에 누워서 ‘아, 정말 춥다’라는 생각만 하게 된다. 그렇지만 우리가 다 같이 이런 일을 겪는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정말 비참하다. 답이 있는 사람은 견뎌내는데 많은 사람들이 불평한다. 나는 기도를 누리며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그가 내 기도를 들으시며, 결과는 단순히 훈련만 마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내가 그리스도를 누리는 것을 보는 것이고, 내가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는 것이다. 그 결과를 생각하는 것이 내게는 도움이 된다. 나도 불평하지만, 내게는 증거가 있다.

가장 큰 기도 제목은 군대에 있는 다른 미주 렘넌트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우리가 실제로 만나 서로의 어려움과 하나님의 축복을 나누는 곳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현장에 놓으신 것은 이유가 있다. 단 시간 문제다. 우리가 우리 마음을 열어 하나님께서 우리를 쓰실 수 있도록 한다면 한계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붙잡은 것이 진리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통해 진리를 보길 바란다. 내 행동 속에서 사람들이 행복을 얻는 비결을 보게 되기를 바란다. 군대에서 정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은 답이 없고, 그 어려움을 이겨나갈 힘이 없다. 나는 그들에게 빛이 되어주고 싶다.

/이하은(Jeffrey Lee) 663701400@face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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