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고시, 대박의 꿈인가? 쪽박의 꿈인가?

연습생이 실제 데뷔할 확률 0.1%

2013-04-27 23:49:43  인쇄하기


요즘 연예계는 ‘아이돌(idol 우상)’ 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ell Me 신드롬’, ‘Gee 신드롬’, ‘아브라카다브라 신드롬’ 등 걸 그룹들이 만들어놓은 문화 유행들은 이름을 다 외우기도 버겁다. 최근 1~2년 사이 등장한 아이돌 그룹만 세어 봐도 50팀이 훌쩍 넘는다. 이제 아이돌은 문화 자본을 움직이는 거대한 파워다. 아이돌 그룹들의 노래가 가요 시장과 음원 시장을 석권하고, 아이돌의 춤과 스타일이 대중에게 유행의 형식으로 끝없이 복제된다.

이러한 결과, 과거에는 동경의 대상으로만 머물러 있던 연예계에 대한 선망이 최근에는 10대들 사이에 어엿한 장래 희망 1위 직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제 주변에서 스타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진 아이들을 찾아보기도 어렵지 않게 됐다. 앞서 말했듯이, 아이돌 그룹의 일원이 되면 큰돈과 함께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10대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스타로 성장하기란 쉽지 않다. 평균 800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을 통해 오디션에서 선발되어도 장기간의 연습생을 거쳐야 한다. 게다가 연습생을 거쳐 데뷔할 수 있는 확률은 0.1%. 힘들게 데뷔를 한다 해도 인기를 얻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8살에 데뷔해서 19살에 걸 그룹 ‘카라’ 멤버가 된 박규리, 10살에 데뷔해서 17살 때 역시 걸 그룹 ‘f(x)’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설리만 봐도 아이돌이 되는 과정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험난하다. 그래도 이들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또 방송에 데뷔한다고 해도 다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MBC 뉴스에 보도되었듯이 불과 성공률은 2.3%에 불과하다. 지난해(2012년도)에도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데뷔했지만 이들을 기억하는 대중들은 극히 드물다. 지난해 데뷔하여 최소 한번 이상 방송을 탄 아이돌 그룹의 명단을 한번 나열해 보겠다.

·남성그룹 : EXO-K, 카오스, F.I.X, 스피드, 뉴이스트, JJ프로젝트, 백퍼센트, B.A.P, 엠티플, 테이스티, 익사이트, 비투비, 빅스, 후레쉬보이즈, 투포케이, 펜텀, E7, 투빅, A.cian, 미스터미스터, 빅스타, 에이젝스, 씨클라운, 오프로드, 원더보이즈 등

·여성그룹 : 피에스타, 투엑스, 갱키즈, 주비스, 식스밤, 스피카, 엔이피, 씨리얼, 비비드걸, 타이티, 타이니지, 스카프, 디유닛, 더씨야, 글램, 헬로비너스, 이투알이, EXID, AOA, 써니데이즈, 크레용팝, 84LY 등

과연 이들 가운데 아는 그룹이 얼마나 되는가? 필자는 이들의 노래는커녕 이름조차도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도 10대들은 사법고시보다 어렵다는 ‘아이돌 고시’에 응시하려 수도권만 대략 500여 개, 전국적으로 1000여 개가 넘는 연예 기획사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번데기가 나비가 되기 위한 경쟁은 실로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데도 연예인 지망생은 100만을 넘어섰다. 연예인 지망생들은 춤과 노래뿐만 아니라 운동, 악기, 외국어 등 남들은 갖추지 못한 비장의 필살기도 하나씩 구비해야 하고, 남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더 전문적인 강습을 받아야 하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컬 학원, 댄스 학원, 실용음악 학원, 연기 학원 등 전문 교육기관에 10대들이 모여들고 있다. 아이돌 고시를 패스하기 위해 사교육은 이제 필수가 된 것이다.

아이돌 스타 되기 신드롬! 아이돌 스타가 되어 신분이 수직 상승하고, 미디어의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심지어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라는 이유만으로 대학에 쉽게 진학할 수 있는 상황은 아이돌 스타를 꿈꾸는 10대 청소년들에게 분명 매력적으로 와 닿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기성세대들이 로또 한방에 미쳐 당첨 확률 840만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한 사람이 한 회당 10게임을 긁는다 하더라도 16,200년을 긁어야 당첨할 수 있는 로또에 집착하는 것처럼, 인생 역전 한방을 노리며 아이돌 고시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우리 아이들.

하지만 ‘아이돌 고시’ 패스가 모든 행복의 시작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대 청소년들은 아이돌 스타가 되는 것이 마치 인생의 모든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처럼 착각한다.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인간이 성공, 명예, 돈을 가지면 그것 때문에 무너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영적 무지에서 나온 착각인 셈이다. 물론 청소년 시기에 자신의 꿈을 향해 열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꿋꿋하게 도전하는 모습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누가복음 2장 52절 말씀처럼 육신적 성장, 사회적 성장, 지식적 성장, 영정 성장을 균형 있게 갖춰야 할 청소년 시기에 하루에 8~10시간 이상씩 학원에 박혀서 춤과 노래만 연습한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이때에 우리 청소년들에게 하나님 만나는 길 되신 그리스도를 알게 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육신적 성장, 사회적 성장, 지식적 성장, 영장 성장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사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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