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30대이하 자살원인 1위 '정신문제'

다음세대 정신건강 문제 ..교회 공동체 역할 필요

2022-10-08 13:02:45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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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지난주 발표한‘2021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총 자살자 수는 13,352명으로 이는 2021년 코로나19 사망 5030명 보다 8천여 명이 많다. 코로나19 보다 자살로 사망한 인구가 거의 세배 가까이 된다. OECD 국가 중 한국이 18년째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통계자료에 따르면 30대 이하 젊은 층의 사망원인 1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살이 차지했다. 국가의 미래세대가 자살로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전 연령대 중 10대 청소년의 자살률 증가가 가장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한 자살의 원인 중 정신과적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교회 공동체가 다음세대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 깊은 고민을 던지고 있다.

 

1. 지난해 매일 36.6명 자살 ! 매시간 마다 1.5명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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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 2021년 자살자 통계

통계청이 지난주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자료에 따르면, 작년도 우리나라 총 자살자 수는 13,352명으로 전년 대비 157명 증가(1.2%)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기준으로 36.6명이며, 시간당 1.5명꼴이다.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자살자 수가 2019년 대비 4.4% 감소했으나, 2021년에 다시 증가하는(+1.2%) 현상을 보였다.

OECD 국가 중 한국 압도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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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OECD 국가 연령표준화 자살률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 비교 (2021년 기준)

OECD 국가 중에는 최근 편입된 리투아니아와 비슷한 자살률을 보였는데, 지난해 기준 리투아니아가 약간 떨어지고 한국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국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OECD 평균 자살률이 11.1(인구 10만 명당)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2 자살자, 50대 연령층에서 가장 많아!

자살자의 성별 분포는 남자 69%, 여자 31%로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많다.

자살자의 연령별 분포를 살펴보면, 50대가 20%로 가장 많으며, 전체 자살자의 3명 중 1명 이상이 60대이상 고령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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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자살자 성/연령 분포 (2021)

 

전 연령대 중에서 ‘10대 청소년자살률 증가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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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2020 ~ 2021년 연령대별 자살률 (인구 10만 명당 명)

 

2020년 대비 2021년 연령대별 자살률 추이를 살펴보면 10대와 20대 자살률 증가가 두드러진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40대 이후 중장년 또는 노년층의 자살률은 감소하는 반면, 10~20대의 자살률이 특히 증가하고 있는데, 그 중 10대 청소년 자살률이 10%나 증가하였다.

 

10~30대 사망원인,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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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령별 사망원인 중 자살순위 및 비중 (2021, %)

 

한국인의 사망원인을 전체적으로 보면 1위는 이고, ‘자살5위인데 이러한 현상은 매년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에서 항상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사망원인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일률적이지 않은데가장 특이한 점은 30대 이하 젊은 층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점이다.

특히 20대 연령층의 경우 사망자의 절반이 넘는 57%가 자살이 사망원인이라는 점은 우리 사회 20대 청년들이 얼마나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2021년 결과 중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50대 연령층의 사망원인 중 자살이 작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는 점인데, 앞에서 살펴본 자살자 중 50대 연령층이 가장 많은 점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3. 20대 청년, 자살자 비율은 11%이나 자살시도는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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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 연령대별 자살 시도 실패, 응급실 내원 현황 (2020)

 

자살을 시도한다고 모든 사람이 자살 사망하는 것은 아니다.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여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는 현황(2020년 기준)을 살펴보았다. 전체 연령 중 20대 연령층이 29%로 가장 많았는데, 자살자중 20대 비율이 11%인 점을 감안하면 20대 층이 실제 얼마나 많이 자살을 시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30 전체로 보면 자살자 비율은 25%이나 자살시도자는 44%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4. 자살 동기, 정신과적 문제 점점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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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6] 자살 동기 추이 (2016~2020, 상위 4)

 

자살 원인(동기)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청의 2016~2020년 변사자료 자살통계를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자살 동기로는 정신과적 문제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경제생활 문제, 육체적 질병 문제 등의 순이었다.

최근 5년간 자살 동기를 추적해 보면, ‘정신과적 문제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남자는 경제생활 문제’, 여자는 정신과적 문제가 자살 원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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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7] 자살 동기 (2020년 기준, 상위 3, %)

남녀별로 자살 동기에 차이를 보였는데 남자는 경제생활 문제(32%)’정신적 문제(30%)’, 여자는 정신과적 문제(56%)’로 자살하는 경우가 많았다.

10대 청소년 자살 동기, ‘가정문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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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령대에 따른 자살 동기 (2020, 상위 3)**

 

연령대별 자살 동기를 살펴보면 30대까지는 정신과적 문제’, 4050경제생활 문제’, 60대 이상은 육체적 질병으로 인한 자살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0대 청소년의 경우 가정 문제비율이 타 연령대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점이 눈에 띈다. 가정 문제가 학업 요인, 부모 관계 요인인지는 명확하진 않지만 가정이란 테두리가 10대 청소년 시기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라 하겠다.

 

5. 20대 우울증 환자 수, 05 5년 사이(20172021) 127%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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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8] 우울증 환자 증가율 (2017 vs 2021, 만 명, %)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살에 가장 크게 영향 미치는 요인이 정신과적 문제이다. 이와 관련 대표적인 질환이 우울증인데, 우울증 환자 통계를 알아보았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는 무려 3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특히 40대 이하층에서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 연령대 중 20대 젊은층에서 우울증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데, 지난 5년간 무려 127%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10대 청소년 및 20~30대 청년의 우울증 환자 수 증가한다는 것은 우울증이 자살 위험을 최고 66배까지 높인다는 여러 연구가 있기에 주목할 만하다.**

 

6. 자살 사망자, 자살 직전 가족관계, 경제 문제, 직업 문제스트레스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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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사망 전 스트레스 사건 경험 (2015~2021)

 

자살자를 사후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방법으로 심리부검이란 방법을 사용하는데, 심리부검이란 자살자 유족의 진술과 기록을 통해 자살자의 심리 행동 양상 및 변화를 확인하여 자살 원인을 추정검증하는 체계적인 조사 방법을 말한다.

심리부검 면담조사를 통해 자살 사망자 전체를 대상으로 사망 전까지 경험했던 스트레스 개수를 분석한 결과, 1명당 평균 3개의 스트레스 사건을 동시에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8개 스트레스 사건** 각각에 대해 경험 여부를 확인한 결과, 주요 스트레스 사건은 부모자녀 등 가족관계스트레스’(60%)경제 문제’(60%), 동료 관계실직 등 직업 스트레스’(59%)가 높은 비율을 보였다.

자살 사망자 10명 중 9(89%), ‘정신과 질환 진단 받았거나, 질환 있었을 것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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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자살 사망자의 정신건강 (2015~2021, %)

심리부검 면담 조사 결과, 자살사망자 대다수(89%)정신과 질환을 진단받았거나 질환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정신질환 세부 유형을 보면 우울장애비율이 82%로 가장 높았고, ‘물질관련 및 중독장애’ 33%, ‘불안장애’ 22% 순이었다.

 

자살자 3명 중 1명 이상(38%), 과거에 자살 시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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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자살시도 (2015~2021, %)

심리부검 면담조사 결과, 자살자 3명 중 1(36%)이상은 사망 전 자살시도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 보면 남성 자살자 중 31%, 여성 자살자 중 47%가 자살 시도를 한 것으로 나타나 여성의 자살 시도비율이 더 높았다.

 

자살 유가족, 대부분(97%) 우울 증상 등 심리/행동 변화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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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자살자 유가족 사별 후 변화

 

자살 유가족의 대부분(97%)은 심리/행동상에 변화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신건강의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10명 중 6(61%)은 중간 정도 이상의 우울을 보였고, 3명 중 1(34%)은 중간 정도 이상의 수면문제로 고통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자 중 자살자 유족이 43%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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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자살 사망자 유형 (2015~2021)

자살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 자살자의 43%자살로 가족 또는 친구지인을 잃은 자살 유족인 것으로 나타나, 자살자 유족 관리가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자살자 유족 10명 중 6(60%)은 면담 당시 자살 생각이 있는 것으로 응답해, 자살자 유가족의 자살 위험도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현재 한국은 가족이 아닌 경우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자살예방센터를 통한 심리지원까지는 가능하지만, 치료비나 경제환경지원금은 동거하는 2촌 이내의 혈족, 배우자까지로 한정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자살 유족을 혈연관계 뿐만 아니라 친구, 이웃, 직장 동료 등 자살자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을 자살 생존자로 명명해서 보다 포괄적 범위로 규정지원한다. 우리 사회도 자살 유족에 대한 범위 확장을 논의하여 지금보다 촘촘하게 관리 및 지원망을 확충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최근 한 신문 기사가 눈을 끌었다. ‘8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717분께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 화단에서 입주민 A(1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당일 오전 아파트 고층으로 향한 정황으로 미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숨진 A씨는 '최근 친구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았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만 18세까지 지역 보육시설에서 생활했으며, 부모는 모두 장애가 있어 A씨를 보살필 형편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지난 18일엔 광주의 한 대학 건물에선 이 학교 신입생 B군이 극단선택을 했다. 보육원 출신인 B군은 시설을 나올 때 받은 지원금 700만원 가운데 500여만 원을 등록금과 기숙사비 등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보육원 관계자에게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너무 힘들다"며 외로움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복지타임즈 http://www.bokjitimes.com,‘보육원 출신 잇단 비극’, 2022. 8. 25 )

이 기사는 안타깝고 슬픈 자살 사건인데, 이 사건이 보육원 출신 청년이라는 한정된 사건으로만 이해하면 안된다. 비록 자살자는 시설 보호 종료 청년이지만 이 사건은 청년 자살의 핵심을 응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청년들에게 냉혹한 현실의 벽, 외로움과 우울증, 동반 자살 등등. 오늘 우리가 주목하려고 하는 것은 10~20청춘들의 자살이다. ‘청춘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밝음, 명랑함, 활기참, 푸르름, 싱그러움 등등. 긍정과 희망의 아이콘이 청춘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친다면 긍정과 희망의 이미지는 청춘에게 덧씌워진 상투적인 이미지일 뿐이다. 좀 더 생각해 보면 축처지고, 피곤하며, 주눅 든 모습, 우울함, 무기력함,회색 잿빛 또한 이 시대 청춘들의 이미지이다. 즉 자살은 청년들과 어울리지는 않는 단어이지만 현실은 자살이 이들과 밀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 자살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오늘 넘버즈가 잘드러내었다. 10~20대의 사망 동기 1위가 자살(1044%, 2057%)이며, 자살률 증가도 10~20대가 가장 높으며(1010%, 209%), 자살 시도 실패한 사람 가운데 20대의 비율이 29%30대와 40대의 15%보다 무려 2배나 높을 정도로 자살 시도를 가장 많이 한다는 결과는 우리 사회가 청년 자살을 주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면 왜 청년 자살이 증가할까? 결론적으로 청년들이 겪는 정신과적 질환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살사망자 10명 가운데 9명이 정신과 질환을 진단받았거나 질환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고 하는 연구 결과는 자살이 정신과적 질환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임을 보여준다. 실제 자살 동기 가운데 정신과적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38%로 가장 높았다. 또 대표적인 정신과적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우울증을 20대 가운데 17.7만 명이 앓고 있고 우울증 증가율도 전 연령대에서 제일 높다는 사실은 왜 20대 자살이 늘어나는지 잘 설명해 준다.

우리가 흔히 우울증은 성격이 예민한 사람이 걸린다고 생각하여 우울증의 원인을 개인적 특성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지만 현대인의 우울증은 사회적 병리현상이 개인에게 집약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육체적 질병, 경제적 고통, 아픈 가족 관계, 상처받은 인간 관계 등등 현실의 거대한 벽 앞에서 더 이상 할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무력함을 느낄 때, 도와줄이 없는 현실에서 고립무원의 외로움을 느낄 때 사람은 자살 유혹을 받기 쉽다. 막다른 길로 몰린 사람이 선택하는 것이 자살이다.

교회는 이런 이들에게 쉼터가 되어야 한다. 최근 기독교전문 여론조사회사인 지앤컴리서치에서 전국 기독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상적 교회에 서라면 어떤 감정을 받고 싶은지 질문했을 때, 존중감과 위로감, 사랑받는 느낌, 배려받는 느낌을 받고 싶다고 응답했다. 교회는 이러한 사람들의 바람에 부응해야 한다. 교회에 오면 가치없고 무기력한내가 존

중받고 배려받으며 사랑받는다고 느낄 때 위로가 될수 있다. 무기력하고 외로운 이들이 쉼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의지와 힘을 길러 세상으로 나갈수 있도록 교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이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쉬게 하리라’(11:28)는 말씀을 실천하는 길이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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