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야합인가? 일치와 연합인가?

합동. 통합 증경총회장들 '일치와 연합 위한 예배' 드려

2014-07-01 01:38:40  인쇄하기


예장 합동과 통합 양교단 증경총회장 60여명이 55년만에 한자리에 마주했다. 합동측 23명, 통합측 25명의 증경 총회장 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통합 증경총회장 연합예배" 가 30일 오전 서울 앰버서더 호텔에서 양 교단의 일치와 협력을 목적으로 개최되었다. 이 모임은 오는 8월 10일 오후 4시 서울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연합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모임후 가진 단체 기념사진 촬영

◆55년만의 해후가 있기까지
앰버서더 호텔에 들어선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은 서로 헤어진지 55년만에 만난 감격을 나누면서 회한에 찬 포옹과 악수로 기쁨을 표했다. 특히, 59년 제44회 대전총회에서 WCC문제로 헤어졌다 다시 만난 동기생들과의 만남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감회에 젖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모임은 지난 3월31일 한석지·최기채·김동권·서기행·홍정이 목사(이상 합동 증경총회장)와 림인식·김창인·박종순·김순권·김삼환 목사(이상 통합 증경총회장) 등 10인이 모여 "한국 교회의 위기와 혼란은 양 교단의 지도자들의 책임이 크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양 교단 은 상호 연합하고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에 앞장서자"고 뜻을 같이 한데서 비롯된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6월 9일 다시 만나 “한국교회 회복과 치유를 위해” 8월 10일 기도회를 열자는 데 뜻을 모았고, 6월 16일 6인(서기행·김동권·홍정이·김순권·김삼환·조성기 목사) 실무회의를 거쳐 오늘 30일 오전 서울 그랜드 앰배서더호텔에서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을 초청한 가운데 연합예배를 개최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임취지에서 △1959년(WCC 가입 문제로 예장이 합동과 통합 측으로 분열된) 이후 한국교회의 오랜 숙원이자 기도제목인 양 교단의 일치와 협력 △교회와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주는 것, 그리고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정상화 및 효율적 이단 대처 등을 위해 이 같이 만났다고 취지를 설먕했다.

이날 연합예배는 서기행 목사의 인도, 최기채 목사의 기도, 김삼환 목사(명성교회)의 설교, 림인식 목사의 축도 순서로 진행됐다. 이후 회의에선 방지일 목사(통합 증경총회장)가 참석해 격려의 말씀을 전했으며, 김준규 목사(합동 증경총회장)가 폐회기도했다. 이 밖에 이날 예배에는 이광선(통합 증경총회장)·길자연·최병남·김삼봉(이상 합동 증경총회장) 목사 등도 참석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합동 증경총회장 서기행 목사는 " 성경66권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구원은 예수그리스도로 말미암는 다는 진리와 사도신경을 신앙으로 고백한다면 우리는 연합할 수있다"면서, " 이번 모임을 통해서 양 교단이 서호 화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합 증경총회장 김순권 목사도" 한국교회의 장자교단의 위치에 선 양교단이 상호연합하여 민족복음화와 오랜 숙원인 통일을 이루어 가자"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교회 연합운동 정상화' 표현에 ...새로운 연합기구 탄생 ? 
한편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교계 일각에서는 “새로운 연합기관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날 배포된 자료 중 ‘경과보고’에는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정상화’라는 표현이 언급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주최측은 연합예배 순서지에 ‘기독교 신문과 방송사의 제한적 초청’이라고 못박고, 실무를 맡은 조성기 목사(통합 전 사무총장)가 언론사의 취재를 막는 모습을 보여, 이 같은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하지만 이번 모임을 추진해 온 한 증경총회장은 “연합기관을 새로 만들거나 양 교단을 합치기 위한 모임이 결코 아니”라며 “순수하게 화해와 협력, 그리고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보여온 여러 잘못들에 대한 회개를 위한 것이고 일단 8월 기도회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향후 이 모임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기도회 이후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증경총회장은 또 양 교단의 현직 임원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모임이 추진되고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현직 임원들이 움직이는 데는 여러 제한이 많고, 또 의도치 않은 오해를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기도회는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이 주관한다”고 밝혔다. 또 30일 연합예배에 대해서는 “단순한 상견례 자리”라고 덧붙였다.


양교단 증경총회장들은 오는 8월10일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양교단의 목사, 장로 그리고 평신도들까지 초청해서 한국교회회복과 치유를 위한 연합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연합기도회를 위한 실무 준비위원은 합동측 서기해으 김동권, 홍정이 목사, 통합측 김순권 김삼환 조성기 목사를 선임하여 구체적인 준비를 맡기로 했다.

◆신학적 차이 극복하고 순항 할까?
한편, 이번 모임은 통합측 김삼환 목사의 작품인 것으로 보인다. 김삼환 목사는 2009년 통합 정기총회에서 부총회장으로 선출되자 취임 기자회견에서 “교단 분열의 희년(50년)이 되는 2009년 양 교단 통합을 위한 기구를 발족하겠다”며 ‘예장합동과의 교단통합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의 발언의 여파는 예장합동 총회에서 즉각 나타나, 며칠 뒤 예장합동의 김용실 신임 총회장이 느닷없이 “내년 제주도 총회에서 합동과 통합이 개회예배를 연합해서 드리면 어떻겠냐”는 생각을 총대들에게 묻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회의장은 찬성과 반대 토론으로 열기에 열기를 더했다. 하지만 어떤 결말도 맺지 못한 채, 이 문제를 임원회와 증경총회장단에게 맡기기로 하고 토론을 매듭지었으나 그것이 전부였다.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은 단순한 ‘감정의 문제’ 이전에 근본적으로 ‘신학의 차이’가 존재한다. 이러한 차이는 굳이 신학적으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합동의 총회에서 나온 발언들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합동에서는 축도를 ‘있을찌어다’라고 하고 통합은 ‘축원합니다’라고 한다. ‘있을찌어다’ 축도가 성경적인데 이 축도부터 통합은 다르다”, “예장통합은 자유주의 신학이고, 예장합동은 보수주의 신학이기 때문에, 예배 특히 총회 개회예배를 함께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개회예배를 함께할 경우 예장통합에 있는 여성목사와 여성장로들이 나와 성찬을 할 텐데,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느냐”, “목사와 장로들이 성경의 입장에 섰다고 보면, 여성에게 안수를 줘서는 안 된다” 등이다.

여성 안수의 경우 통합은 이미 1994년 총회에서 통과돼 1996년 첫 여성 목사가 나왔다. 하지만 합동의 경우 이번 총회에서 ‘여성 안수’ 자체에 대한 헌의안은 커녕, ‘여성 안수를 연구하기 위해 연구위원 5명을 내자’는 헌의안 조차도 부결됨으로써 여성 안수의 ‘안’자(字) 조차도 꺼낼 수 없는 분위기인 것이 현실이다.

또한 통합의 장신대 신학교수들이 합동의 총신대에서 강의를 할 경우, 신학 검증에서 살아남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총신대에서 강의를 하던 중 신학 검증에 문제가 돼 곤욕을 치르다 약간의 신학적 타협(?)의 과정을 거친 후 다시 강단에 선 경우 및 장신대보다 보수적인 타 신학교로 옮긴 경우가 제법 있음이 이를 잘 뒷받침해준다.

또한 지난해 WCC 부산총회 개최를 두고 양 교단은 첨예한 신학적 대립을 했다. 신학적 대립은 적과의 동침보다 심한 갈등을 만들어 낸다. 또 최근 'NCCK와 카톨릭 직제창립'에 한 몫을 하고 있는 통합측에 대해서도 합동교단은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이번 모임은 양 교단 지도자로 자처하는 양 교단 정치꾼들을 위한 모임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단순 친목도모라면 모르지만 양 교단의 일치와 연합을 강조한다면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신학적 장애를 넘지 않고는 이룰수 없는 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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