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 차영배 교수, ‘렘넌트신학연구원서 성령론 특강’

제자 류광수 목사의 스승으로서 기꺼이 강의 맡아

2015-06-19 06:14:20  인쇄하기


심산 차영배 교수(전 총신대학교 총장)17일부터 18일까지 제자 류광수 목사가 설립한 렘넌트 신학연구원 목회대학원에서 이틀간 성령론을 주제로 열정적인 강의를 했다. 차 교수는 류광수 목사의 스승으로서 기꺼이 강의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렘넌트신학연구원 목회대학원에서 강의하는 차영배 교수


차 교수(사진)는 성령론 분야 최고 권위자로서 정통 개혁신학의 기본 노선을 모두 수용하면서도 은사소멸론은 역사적인 개혁교회의 구체적인 신앙경험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대속의 사건은 반복될 수 없는 객관적이고 일회적인 사건이지만 구원의 서정으로 오는 성령의 역사는 오늘날도 지속된다는 명료한 성령론을 폈다.

 

김영한 교수( 숭실대학교·기독교학대학원장·조직신학)에 따르면 심산 차영배 교수의 신학적 공헌은 구프린스톤 학파의 핫지와 워필드, 벌코프의 신학을 넘어서 미국 개혁신학의 근원지인 화란의 헤르만 바빙크의 신학을 한국계에 소개한 일이다. 그는 교부들의 삼위일체론의 발전과 전개과정을 교리사적으로 잘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정통적 삼위일체론을 잘 제시해주었다.고 평가 했다.

 

그러나 차 교수가 한국보수 신학계에 크게 기여한 분야는 무엇보다도 성령론 분야라고 하겠다. 한국보수 신학계의 일세대인 박형룡과 박윤선 두분은 구프린스톤 학파의 영향을 받아 성령 은사의 지속성을 인정하지 아니 하였다. 그럼으로써 한국의 보수교회와 신학은 성령의 역사를 교리적으로는 인정하면서도 오늘날 현재적으로 일어나는 성령의 은사를 부정하는 입장을 취하였다.

 

▲ 차영배 교수 강의를 경청하는 목회자 들

구프린스톤 신학의 입장은 화란 개혁신학자 카이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오늘날 미국신학계 내에서 웨스트민스터신학교의 개핀(R. Gaffin) 등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계승되고 있다. 최근에 작고한 훼크마(A. A. Hoekema), 그리고 던(J. D. G. Dunn), 개핀 등은 카이퍼(A. Kuyper), 워필드(B.B. Warfield)등의 전통을 이어받아 성령 강림의 단회성을 주장하고 연속성을 부인함으로써 은사종결론을 주장하였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은사(예언이나 방언, 병고침, 기적 등)는 사도시대에 교회의 초석을 닦기 위하여 주어진 일시적인 은사이기 때문에 정경이 완성됨으로써 그쳤다는 것이다.

 

은사소멸론에 대하여 심산은 한국교회의 신앙체험의 관점에서 교의신학적으로 논의를 제기하였다. 심산은 정통 개혁신학의 기본 노선을 모두 수용하면서도 이들의 은사소멸론은 역사적인 개혁교회의 구체적인 신앙경험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고자 하였다. 더욱이 심산이 미국의 캐핀 교수와 신학적으로 논쟁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그럼으로써 한국보수신학이 이제 더 이상 미국 교회와 신학에 종속한다는 신학적 종속의식을 극복하는 데도 기여하였다.

 

심산은 카이퍼의 성령강림론이 성령의 역사를 관념론화 시켜버렸다고 비판한다. 심산은 카이퍼가 성령의 편재와 강림을 모순적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한다. 성령의 편재는 성령이 어디든지 계시는 것이고 성령의 강림은 성령이 어디든지 계시는 그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시는 것이다.

 

심산은 오순절 성령의 강림을 과거에 있었던 일회적 구속사건이 아니라 구원의 서정에 속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대속의 사건은 반복될 수 없는 객관적이고 일회적인 사건이지마는 구원의 서정으로 오는 성령의 역사는 오늘날도 지속된다는 명료한 성령론을 폈다. 그럼으로써 심산은 정통개혁신학의 성령론 안에 오순절교파의 성령론이 제시하는 긍정적 부분을 수용함으로써 한국 교회 안에 퍼지고 있는 신자들의 은사 체험을 신학적으로 잘 정리해주었다.

 

심산의 성령론의 이러한 주장은 새로운 주장이라고 하기 보다는 교회사의 진행에서 잊어버린 개혁신학의 성령론을 재발견하는 것이었다. 개혁신학의 전통에 있어서 후기 어거스틴은 하나님의 도성에서 오늘날에도 일어나는 많은 성령의 기적과 은사에 대하여 증거하고 있으며, 칼빈도 고린도전서 13장의 주석에서 이 은사를 인정하고 있다. 칼빈은 역사적 교회가 성령 은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성령 은사를 상실하기에 이른 것으로 본다. 미국의 대각성운동의 개혁신학자 조나단 에드워즈도 은사의 지속성에 대하여 대각성운동을 통하여 증언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세계교회와 한국교회 안에서 건전한 성령의 역사와 은사(예언과 방언과 각종 병고침등)가 일어나고 있다. 은사소멸론은 성령의 생동적 역사와 은사를 체험한 뜨거운 평신도들, 젊은 교역자들과 목회자들의 목회현장의 경험과는 맞지 아니한 것이었다. 은사소멸론은 한국 교회의 풍토에 맞지 아니한 서구적 신학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심산의 성령론은 그 근본에 있어서는 정통적 성령론과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 단지 심산은 성령 사역의 지속성과 하나님의 은총의 연속성을 강조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러한 성령론 때문에 심산은 처음에는 보수신학계 내에서도 오순절 신학을 수용한다고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오순절주의자가 말하는 2의 축복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오순절주의자들이 성령세례를 중생 다음에 오는 체험으로 보는 것을 비판하면서 심산은 중생과 성령세례를 동일시한다. 심산은 성령받는 조건을 인간의 노력이나 행위에 두지 않고 오로지 믿음에 두고 있다. 이것은 성령론의 기초를 개혁신학적인 칭의론에서 시작하고자 하는 심산의 명료한 개혁신학적 착상이다.

 

성령에 대한 인격적인 체험에 기반한 그의 성령론은 보수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총신대 재적시절 박윤선 박사와 자주 성령론에 대하여 토의를 하였다. 심산이 피력한 성령의 현재적 역사에 대한 뜨거운 신학적 증언은 차츰 박윤선 박사의 입장을 은사지속론에 대하여 열도록 만들었다. 그리하여 노년의 박윤선 박사는 성령론에 관해서만은 심산의 은사지속론을 수용하기에 이르렀다.

 

박형룡 교수의 경우는 본인의 신학적 견해를 포기하지는 아니했으나 그의 자제 되시는 박아론 박사의 증언(1998년 가을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에서 박형룡 신학에 대한 강연을 함)에 따르면 은사를 받으신 그의 모친께서 병자를 위하여 기도하시는 것을 부친께서 묵인하였다고 한다. 박형룡 박사께서도 그의 신학체계에서는 인정하지 아니하셨지마는 실용적으로는 성령의 지속적 사역을 인정하셨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늘날 한국의 보수교회가 성령의 사역에 대하여 열리고 건전한 은사운동을 인정하는 데 심산의 성령론이 크게 기여했던 것이다. /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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