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일보

“임용고시를 통과하면 파라다이스가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우울증이 걸린 학생들이 우리 반에 있다면 그 아이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자신을 자제할 수 없는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학생이 우리 반에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귀신에 시달리는 학생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가정 문제로 상처받고 너무 고통 받는 아이가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답을 가지고 계신가요? 실제 학교 현장에는 갖가지 문제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여러분이 이 답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교직은 파라다이스가아니라 또 다른 고통의 연속일 수 있습니다.”  

연중행사처럼 저는 모교인 숙명여자대학교 교단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작년 3월에도 교생실습을 나가기 전 사전교육을 받으러 온 후배들에게 살아있는 교육현장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교생실습에 가서 주의해야 할 것을 이야기해주었죠.

세상에 빛이 될 수도, 세상에 악이 될 수도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수많은 아이들의 영혼을 다룰 너무나 소중한 자리인 교사가 될 수 있는 삼백 명 정도 되는 귀한 후배들 앞에서 제가 무언가를 이야기해야한다는 것에 많이 긴장이 되기도 하고, 또한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그 귀한 자리에서 매해 제가 예비 교사들에게 꼭 하는 이야기입니다.  

2005년 임용고시를 통과하고 안산의 고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3년을 가르치고, 2008년에 일산의 고등학교로 전근 와서, 지금 2년째 이곳에 있습니다. 거의 5년간을 아침 7시부터 밤 10, 11시까지 학생들과 동고동락을 해오면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고통을 받고, 불안해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한반에 귀신에 시달리는 아이들만 5명이 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자해를 하는 학생, 우울증에 걸린 학생, 불면증에 걸린 학생, 학업에 대한 강박으로 고통 받는 학생,

그리고 , 이렇게 심하게 드러나는 문제가 없더라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행복이 무엇인지 모른 채 막연히 좋은 대학에 합격하면 진정한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모도 자녀들의 마음이 다 썩어가는 줄 모르고, 공부만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문제로 아이들은 고통 받고, 불안해하고, 힘들어 하면서, 저에게로 옵니다.그리고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럼 전 그 아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성취되길 기도하며 상담을 합니다. 만약 제가 이러한 문제의 답인 예수 그리스도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면, 그리고 그 능력을 체험하지 못했다면, 아이들의 고통을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알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드러나는 문제는 각양각색이지만, 그 문제의 근원은 결국 하나님과 함께해야 행복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이 창세기 3장에 나오는 원죄문제로 하나님과 분리되었고, 그 이후 악한 영의 권세 아래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러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셨고, 우리의 아픔과 고통과 저주와 운명을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증거로 부활하셨다는 것 그리고 예수님을 마음으로 영접하는 자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을 편견 없는, 복음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있을 때, “왜 저래?”가 아니라 ‘저럴 수 밖에 없지, 저 친구도 복음을 빨리 알아야겠구나.’하고요. 그리고 어떤 사건이 실제 발생했을 때,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해줍니다.

이제까지 받아보지 못했던 자신을 판단하지 않고 수용해주고, 이해해주는 선생님의 시선 속에서 아이들의 강퍅한 마음은 다 녹아내립니다.

그런데 2년 동안 이렇게 상담을 하며 복음을 전하다 보니, 또 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바쁜 학교 일정 가운데 영접 이후에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복음으로 영향을 주고, 하나님의 예비된 제자를 찾아 키우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 문제를 두고 기도하다가, 지교회의 언약을 붙잡게 되었습니다. 분당에 제가 출석하는 교회가 있고, 일산에 학교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을 분당까지 오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일산 저희 집에서 오후5시에 아이들과 함께 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10월에 시작된 그 예배가 지금까지 한 번도 멈춘 적 없이 지속되고 있고, 하나님은 이 예배를 통해 제자들을 키우고 계십니다.

이 지교회를 통해, 아픈 자가 치유함을 받고 마음이 상한 자가 위로를 받으며, 귀신에게 시달리는 자가 자유를 얻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세계와 시대를 살릴 제자가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연약한 자에게 창세기 12장 1~3절에 아브람에게 주신 그 언약, 복의 근원이 되리라는 언약을 주시고, 아이들에게 제 영어 이름인 ‘블레싱’(복의근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하시며 블레싱의 삶을 살게 하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내 생을 다할 때까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그 사명을 다하는 교사로 살고 싶습니다. 

장승경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