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성 백산시 창바이현 장백교회 한충렬 목사가 4월 30일 오후 2시쯤 18도구 사형장 근처 야산에서 피살되었다. 당시 한 목사는 두대의 휴대전화를 소지했던 것으로, 휴대전화에 북한 지하교회, 한국 선교사 연락처가 담겨있어 북한 보위부가 한국인 납치에 이용할 경우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 사라진 휴대전화로 인해 또다른 납치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
피살된 한 목사는 30일 오후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섰으나 아무 연락 없이 돌아오지 않자 가족들이 중국 공안 당국에 신고했고, 오후 8시 즈음 목에 상처를 입은 상태로 자신의 차에서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한 목사의 휴대전화 등 소지품 일체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한 목사는 두 대의 휴대전화를 소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는 다른 선교사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휴대전화에 저장된 북한지하교회, 중국 내 탈북자, 한국 선교사들의 연락처가 저장되어있을 가능성이 높아 한 목사와 연결된 사람들의 제2, 제3의 피해가 우려된다. 2014년에 장백교회 집사가 북한에 납치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일단 한 목사와 연락을 주고받은 사람들은 전화번호를 바꾸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 목사가 20년 이상 탈북 지원이나 북한 주민 대상 선교활동을 벌여왔기 때문에 한 목사의 활동에 불만을 품은 북한 보위부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당 대회를 앞둔 북한이 한 목사 살해로 체제 위협 행위에 경고장을 날리고자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다.
현재 중국 공안 당국이 한 목사의 시신을 인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북중관계가 냉각된 상태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중국 당국이 북한소행이 분명할 경우 어떤 태도를 취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장백교회가 위치한 장백조선족자치현은 강 하나를 사이로 북한 양강도 도청 소재지인 혜산시와 마주하고 있다. 강폭이 매우 좁고 혜산시 거주 인구가 적지 않아, 밀수와 탈북의 주요 루트로 이용되는 지역이다.
중국 요녕성 심양시에 위치한 동북신학대학교를 졸업한 한충렬 목사는 1993년 장백교회를 설립한 이래로, 지금까지 이 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장백현의 지역적 특성상, 교인 상당수가 북한에 친척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북한을 돕는 사역이 교회 안에서 활발히 진행된 배경이다.
▲ 한충력 목사 생전 모습. (채널A 캡처)
90년대를 강타한 소위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장백교회 주변에 도움을 얻으려고 찾아온 탈북자가 상주할 정도였다. 하루에 탈북자가 10명 넘게 찾아오는 날도 많았다. 한 목사는 이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고 먹을 것이나 입을 것을 주었다. 북한 주민을 돕는 활동이 중국 당국에 발각되어 한 목사는 한때 중국 감옥에서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북산선교를 위해 헌신하다 순교하신 고인의 유가족과 슬픔에 잠긴 장백교회 성도들, 두려움에 떨고있는 탈북민들과 북한지하교회 위에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