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감싸고 돋보이게 할 문화 콘텐츠

교회브랜드화로 세속에 접근하는 전도전략필요

2013-01-30 22:51:22  인쇄하기


요즈음 소비 성향을 들여다보면, 구매자는 특화된 브랜드(brand) 앞에서 너그럽게 지갑을 연다. 반면에 동네 골목 시장에서는 묻고 따지고 의심한다. 물론, 특화된 브랜드를 향한 소비자의 신뢰는 생산 주체의 오랜 전통과 노력의 결과물일 수도 있겠으나 다 그런 것만은 아니다. 거대 자본을 배경으로 광고 및 마케팅에 주력하여 소비자들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고착화시켰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본질과 상관없이 잘 포장된 껍데기가 내용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고객의 만족을 극대화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및 세계 교회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일부 대형 교회들은 이미 그 이름이 브랜드화 되어 성도들의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신뢰를 얻고 있다. 성경의 주제와 상관없는 정치와 철학, 신변잡기로 예배 시간을 덧없이 흘러 보내고, 교회라기보다는 문화센터에 가까운 분위기로 변질 되어도, 성도들은 브랜드화 된 교회 이름 하나 믿고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착각 속에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성경적인 측면에서 볼 때,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속 빈 강정처럼, 복음의 내용도 없이 외형만 화려한 교회는 성도들을 실패로 몰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날 교회의 진짜 위기는 하나님은 믿지 않고, 고상하고 수준 높게 브랜드화 된 ‘교회 이름’을 믿도록 성도들을 유도하는 데 있다.

한편, 완전한 복음의 내용을 갖고도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할 문화적 콘텐츠나 전략이 없어 지루하거나 고루하거나 지나치게 폐쇄적이어서 성도들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면 이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교회를 브랜드화 하여 세속에 접근하는 시스템 계발도 중대한 전도·선교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하나님께로부터 지혜를 얻는 기도가 절실하다. 주객이 전도되는 어리석음을 범치 않아야하겠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옥같은 복음을 감싸고 빛낼 문화 콘텐츠의 개발은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일까? 지역 특성을 지나치게 고려한 문화 전략은 바울의 아덴 사역처럼 힘을 잃을 수 있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문화 사역은 교회의 문지방을 높여 후대 사역의 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거리를 떠도는 힙합을 교회로 가져온 힙합 교회, 소외된 문화를 교회로 이끌어내어 복음을 주기 위한 문화 콘텐츠는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더 없이 좋은 문화 전략이다.

하지만 ‘더 하우스(The House)’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예배의 본질에 대해서 약간의 혼란이 온다. 말하자면 ‘갈 데까지 간’ 예배의 형태다. 하지만 이방인의 구원이 절실하듯, 이방 문화도 구원받아야 한다는 그들의 주장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반면에 시대사조를 읽지 못한 교회들은 후대들에게 복음의 내용을 전할 기회마저 갖지 못한 채, 골목 상점처럼 문을 닫는다. 문화 개혁의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영적 민감성을 가지고 복음의 내용을 지키려는 노력 없이는 교회의 지평을 넓히려다가 오히려 이방 문화에 흡수되었던 솔로몬의 과오를 되풀이 하거나 세계복음화는커녕, 동네 복음화도 어려울 수 있다.

인생 개혁, 문화 개혁, 종교 개혁이라는 슬로건을 기도 제목 삼아 믿음 하나로 접근했던 지난 시간들 속에서, 때로는 머뭇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저질러 보기도 한 문화적 시도들을 통해 얻은 교훈이 있다. 그것은 복음의 본질을 가지고 깊이 뿌리 내리면 문화 현장에서 중대한 만남이 이루어지고, 현장에서 찾아낸 전문인들이 복음의 가치를 깊이 깨달아 그들 스스로 자신이 가진 전문성을 복음의 내용으로 변화 발전시키는 것이 문화 개혁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결국 문화 예술 체육인들 개개인의 인생 개혁이 문화 개혁으로 전환될 때, 껍데기에 연연하다가 알맹이를 잃어버리는 과오를 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새해, 365번 주어진 새 날들 속에서, 일심 전심 지속적인 기도로, 문화 예술 체육 전문인들과의 최고 만남을 통해, 그리스도의 지평을 넓혀 가리라 기대한다.

/김서권 목사(예수사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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